글로벌 크래프트 맥주 시장에서는 양조장의 위치에 따라 물의 미네랄 조성 차이가 맥주 맛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양조수의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황산염, 클로라이드 이온 농도는 홉과 몰트의 상호작용을 매개하여 최종 맥주의 아로마, 바디감, 쓴맛 그리고 청량감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높은 칼슘 함유량은 효모의 효소 활성도를 증진하며, pH 조절에 기여해 효모 발효 효율성을 증가시킨다. 반면 황산염(SO4 2-) 농도가 높은 물은 홉의 쓴맛과 향을 강조하는 데 유리하며, 이는 펄스너나 IPA 스타일의 맥주에 특화된 맛 프로파일을 형성한다.
뉴욕의 브루어리에서는 나트륨과 마그네슘의 균형을 맞춘 물 조성을 통해 몰트의 단맛과 홉의 쓴맛이 조화를 이루는 복합적인 맛을 구현한다. 반면, 독일 바이에른 지역의 전통 양조장은 칼슘이 풍부하고 황산염 농도가 낮은 물을 사용하여 몰트 중심의 부드럽고 풍부한 바디감을 가진 라거 스타일을 생산한다. 이러한 지역별 물 화학 성분 차이는 양조 과정에서의 물 보정(water adjustment)의 필요성을 시사하며, 특히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는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에서는 물 분석과 맞춤형 미네랄 보정 전략을 통해 일관된 맛 품질을 추구한다.
물 속에서의 이온 상호작용 또한 중요한 변수다. 클로라이드(Cl-) 이온의 농도 증가는 맥주 바디와 달콤함을 강화하는 반면, 황산염 이온과 조화를 이루며 쓴맛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러한 미네랄 프로필은 조절됨으로써 홉과 몰트의 풍미 균형을 섬세하게 조정할 수 있으며, 전문 브루어들은 이를 통해 특정 스타일의 맥주에 맞는 최적의 맛 프로파일을 창출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각 양조장의 원수(source water) 미네랄 조성에 더해, 양조 공정 중 발생하는 화학적 변화—예를 들어, 끓임(boiling), 전분 분해, 발효 과정에서의 미네랄 화합물 변형—가 최종 맥주 맛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되고 있다. 이로 인해 단순한 원수의 미네랄 조성 차이뿐 아니라, 공정 변수와의 상호작용을 종합한 접근이 크래프트 맥주 맛의 정밀한 컨트롤에 필수적임이 갈수록 부각되고 있다.